
대법원은 지난 1월15일 피자헛 차액가맹금 소송에서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 94명에게 215억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가맹계약서에 차액가맹금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없으므로 부당이득이라는 것이다.
이 판결 이후 20여개 프랜차이즈가 유사 소송에 휘말렸고 총 1조원대 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법원은 “가맹금은 가맹계약의 본질적 요소이므로 차액가맹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법리적으로는 타당하다. 그러나 이 판결은 모든 가맹본부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가맹본부의 수익구조가 각기 다르다는 점을 간과했다.
가맹본부 수익원은 가맹비, 물품공급 마진, 로열티 등으로 구성된다. 피자헛 사건은 이 중 물품 공급 마진을 명시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피자헛은 매출액 대비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받는 전형적인 ‘로열티형’ 가맹본부다. 가맹점사업자는 “이미 상당한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으므로 본부는 물품 공급을 통해 별도의 이익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때문에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수취했다면 가맹점사업자의 정당한 기대를 침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현실은 피자헛과 다르다. 상당수 가맹본부는 로열티를 부과하지 않거나 극히 낮은 수준으로만 부과하고 있다. 이런 경우 가맹본부는 물품공급 마진을 통해 운영비와 수익을 확보한다. 이는 오랜 기간 형성돼온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의 일반적인 수익구조다.
로열티가 없는 구조에서는 가맹점사업자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계약에 임한다.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는 대신 물품 공급을 통해 본부가 수익을 얻는구나”라는 전제가 거래의 기초가 돼 있다.
그럼에도 대법원 논리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모든 수익이 곧바로 부당이득이 된다면 가맹본부가 직접 제조해 공급한 제품의 제조·유통 마진도 부당이득인가. 물류회사로부터 받는 판매장려금도 마찬가지인가.
따라서 합리적인 기준은 수익구조에 따른 구분이다.
피자헛과 같이 상당한 로열티를 받는 구조에서는 차액가맹금에 대한 명시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미 로열티로 주요 수익을 확보한 상태에서 추가로 물품 공급을 통해 이익을 취한다면, 가맹점사업자의 합리적 기대를 벗어난다.
로열티가 없거나 극히 낮은 구조에서는 다르게 봐야 한다. 이 경우 가맹점사업자는 본부가 물품공급 마진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는 사실을 전제로 계약을 체결한다. 업계의 보편적 인식이자 거래의 기본 전제다. 물품공급 마진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부당이득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결국 차액가맹금의 부당이득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고(高)로열티 구조와 무로열티 구조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법원은 향후 차액가맹금 소송에서 로열티 구조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로열티가 없거나 낮다면,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곧바로 부당이득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
법은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산업의 실제 거래구조를 외면한 채 형식적 법리만을 적용한다면 건전한 거래 질서를 해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사전 고지 및 동의’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 과거 계약이 현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기존 가맹점에 대해 공급 구조를 설명하고 확인서 확보 등 최소한의 방어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내부 정비가 중요하다. 수익 흐름 전반에 대한 점검과 계열사 거래구조, 가격 결정기준 등을 정리해야 한다. 법원이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만큼 가격과 수익구조에 대한 합리적 설명이 가능해야 한다.
/윤성만 윤성만프랜차이즈법률원 대표(가맹거래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