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난해 발표한 ‘가맹점주 권익 강화 종합대책’에 따라 지난 1월28일 정보공개서 내용과 체계 개편안을 입법·행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정보공개서를 가맹점 생애주기 순으로 재편하고 핵심 정보 요약본을 제공하며 가맹점주 비용 결제 정보, 사모펀드 소유 가맹본부 정보 등을 신규 추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개정안은 가맹희망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조치라고 생각한다. 불필요한 항목 삭제, 중요 항목 갱신 주기 단축 등도 바람직한 개선이다. 정보공개서가 ‘한 번 작성하면 1년 동안 그대로’였던 관행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경영환경을 신속히 반영하도록 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다만 이런 형식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개편안이 과연 정보공개서 제도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정보공개서는 가맹희망자가 창업 전 사업 전망과 위험을 파악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그렇다면 정보공개서에 담겨야 할 내용은 가맹희망자의 눈높이에서 가맹희망자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정보여야 한다.
현실은 어떤가. 20년 넘게 가맹거래사로 일하면서 지켜봤지만 정보공개서를 꼼꼼히 읽어본 가맹희망자는 드물었다.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정보공개서를 받아 형식적으로 수령 확인만 할 뿐 정작 내용은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다. 법률에서 정하고 있으니 의무적으로 받기는 하지만 그 내용이 실제 가맹점 창업 결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이번 개편안을 보면 이 문제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 사모펀드 소유 정보나 해외 진출 정보가 과연 가맹희망자에게 얼마나 필요할까? 가맹희망자의 주된 관심사는 해당 브랜드의 수익성과 안정성이지 소유 구조 자체가 아니다. 더구나 소유 구조는 단기간에 변화할 수 있고 그 자체만으로 경영 안정성을 단정하기 어렵다.
비용 결제 방법이나 제휴계약 세부 내역도 마찬가지다. 카드가맹점이면 카드로 내고 아니면 현금으로 내면 그만이다. 배달앱 제휴 조건이 운영에 영향을 주긴 하지만 창업을 결정하는 시점에서 최우선 고려사항은 아니다. 물론 제휴 조건이 불리하면 가맹점주에게 실질적 부담이 될 수 있으나 그 부담은 ‘제휴 계약의 존재 여부’보다 ‘실제로 얼마나 비용이 늘어나는지’로 제시돼야 한다. 즉 항목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창업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비용과 위험을 수치화해 보여주는 방식이 필요하다.
물론 이런 항목들이 쓸모없다는 건 아니다. 다만 가맹희망자보다는 공정위가 최근 중점 규제하는 사안들을 정보공개서에 끼워넣은 것에 가깝다. 결국 가맹희망자가 아닌 공정위 정책 집행 편의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보공개서가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규제 당국의 감독 도구로 전락한 것이다. 정보공개서가 감독 기능을 일부 가질 수는 있으나 감독을 강화하는 방법이 반드시 ‘항목 추가’일 필요는 없다.
정보공개서는 감독 자료가 아니라 의사결정 도구여야 한다. 가맹희망자가 진짜 궁금한 건 ‘이 가맹점 운영에 실제로 얼마가 드나’, ‘월평균 매출과 수익은 얼마나 되나’, ‘기존 가맹점주들 실제 경영성과는 어떤가’ 같은 것들이다. 이런 구체적인 정보가 사업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핵심이다.
공정위는 불필요한 항목을 삭제한 건 잘했지만 여기서 멈추지 말고 가맹희망자가 실제로 필요한 정보를 담는 쪽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 정보공개서는 단순한 서류가 아니라 사업 성패를 가늠하는 나침반이어야 한다. 형식적 개선을 넘어 가맹희망자 중심의 실질적인 정보공개서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윤성만 윤성만프랜차이즈법률원 대표(가맹거래사)



















